디자이너에서 PM으로: 피그마로 키운 프로덕트 씽킹
디자이너에서 PM으로: 피그마로 키운 3년, 프로덕트 씽킹의 비밀
솔직히 말해보자. 디자이너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건, 마치 낯선 우주로 탐험을 떠나는 것과 같았다. 6년 간의 디자인 경험이 전부였던 나에게, 숫자와 전략, 그리고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PM의 세계는 때로는 버겁게 느껴졌다. 특히 AI 스타트업이라는, 빠르게 변화하는 최전선에 서 있을 때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놀랍게도, 내가 굳건히 믿고 의지했던 ‘피그마(Figma)’ 스킬은 이 모든 여정에서 예상치 못한 강력한 무기가 되어주었다. 오늘은 디자이너 출신 PM으로서, 피그마가 어떻게 나의 프로덕트 씽킹을 날카롭게 만들었는지, 그 솔직한 경험담을 풀어놓으려 한다.
낯선 땅, PM의 세계에 발을 딛다
처음 PM이라는 직무를 맡았을 때, 나는 마치 언어 장벽에 부딪힌 여행자 같았다. 디자이너로서 나는 ‘어떻게 하면 더 보기 좋고, 더 직관적이며, 더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까?’에 몰두했다. 하지만 PM에게 요구되는 것은 ‘왜 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한 제품인가?’, ‘어떻게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였다. 수치, 시장 분석, 경쟁사 동향, 사용자 페르소나 심층 분석…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다. 밤마다 ‘내가 정말 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피그마, 디자이너의 도구를 넘어선 '사고의 확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디자인 툴, 특히 피그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숙련도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 기술이 PM으로서 얼마나 유용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그마는 단순한 디자인 툴이 아니라 프로덕트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길러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1. '진짜' 사용자 경험을 시각화하다
PM으로서 나는 끊임없이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피그마를 사용하면, 추상적인 아이디어나 복잡한 기능 흐름을 직관적인 프로토타이핑으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예쁜’ 와이어프레임을 만드는 것을 넘어선다. 사용자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듯한 경험을 생생하게 그려봄으로써, ‘이 버튼의 위치는 괜찮을까?’, ‘이 정보의 순서는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하지는 않을까?’ 와 같은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 개발팀이나 기획팀과 논의할 때도,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만든 프로토타입을 보여주며 ‘이런 느낌으로, 이렇게 작동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덕분에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개발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2. 복잡한 정보 구조를 '구조화'하다
AI 스타트업의 제품은 종종 매우 복잡한 기능과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PM으로서 이러한 정보들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고, 사용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피그마의 레이어, 그룹, 컴포넌트 시스템은 이러한 정보 구조화 작업에 놀라운 도움을 주었다. 마치 잘 짜여진 데이터베이스처럼, 피그마 내에서 기능별, 화면별, 정보 유형별로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시각화함으로써, 제품의 전체적인 정보 아키텍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곧 프로덕트의 논리적 흐름과 사용자 여정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3.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임팩트'를 예측하다
디자이너는 작은 시각적 변화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안다. 피그마의 버전 관리 및 협업 기능을 활용하면,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빠르게 테스트하고 비교할 수 있다. PM으로서 나는 이 기능을 통해 ‘만약 이 버튼의 색깔을 바꾼다면, 클릭률이 얼마나 달라질까?’, ‘이 문구를 바꾸면 사용자의 이해도가 얼마나 향상될까?’ 와 같은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시각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물론 실제 A/B 테스트만큼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사전 검증’ 과정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프로덕트의 성공은 수많은 작은 결정들의 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피그마를 통해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디자이너 출신 PM, 그리고 '나만의 무기'
솔직히 말해, PM으로서의 길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고, 때로는 나의 결정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로서 길러온 ‘사용자 중심적 사고’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피그마라는 강력한 도구는 나만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이는 내가 개발팀, 디자인팀, 마케팅팀 등 다양한 팀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프로덕트의 비전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국, PM은 ‘사람’을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피그마는 내가 ‘사람’의 경험을 더 깊이 공감하고, ‘문제’를 더 날카롭게 정의하며, ‘해결책’을 더 창의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디자이너에서 PM으로의 전환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혹은 이미 PM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당신이 가진 ‘디자인’이라는 언어와 ‘피그마’라는 도구가 결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를 만들어가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당신은 당신의 커리어 전환 과정에서, 어떤 예상치 못한 스킬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