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에어 vs 프로 - PM이 16GB 에어를 선택한 이유 (2025)

4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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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를 팔고 에어를 샀다

작년 12월, 3년간 쓰던 맥북 프로 16인치(M1 Pro, 32GB)를 중고로 팔고 M3 맥북 에어 15인치(16GB)를 샀다. 주변 반응은 예상 가능했다. "다운그레이드 아니야?" "PM이면 멀티태스킹 많이 할 텐데 괜찮겠어?"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나도 불안했다. 프로토타입 리뷰하면서 피그마 파일 10개 켜놓고, 슬랙에서 개발자들이랑 대화하면서, 동시에 데이터 대시보드 확인하는 게 내 일상이니까. 하지만 3개월 쓰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 내가 필요한 건 성능이 아니라 '방해받지 않는 몰입'이었다.

이 글은 맥북 스펙 비교가 아니다. PM으로 일하면서 깨달은, 도구 선택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내 워크플로우를 측정했더니

RescueTime으로 2주간 작업 패턴을 추적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실제 앱 사용 시간 (주간 평균 50시간 기준)

  • Figma/Sketch: 12시간 (24%)
  • Notion/문서 작성: 15시간 (30%)
  • Slack/커뮤니케이션: 10시간 (20%)
  • 브라우저(리서치/분석): 8시간 (16%)
  • 화상회의: 5시간 (10%)

동시 실행 앱 개수는 평균 8-12개. 크롬 탭은 평균 35개. 메모리 사용량은 Activity Monitor 확인 결과 평균 14GB, 피크 타임에도 20GB를 넘긴 적이 없었다.

여기서 깨달았다. 32GB 메모리 중 12GB는 3년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프로세서도 마찬가지. M1 Pro의 10코어 중 풀로 쓴 건 Figma에서 복잡한 프로토타입 내보낼 때뿐이었고, 그것도 월 2-3회 정도.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혹시 모르니까"라는 생각에 오버스펙을 선택했던 거다. 하지만 PM으로 전환한 지 2년차부터는 3D 렌더링도, 4K 영상 편집도 하지 않았다.

2.1kg vs 1.5kg, 600g의 차이

숫자로는 고작 600g이다. 하지만 이게 일상에서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만든다.

프로 16인치 시절:

  • 카페에서 작업: 주 1-2회 (무거워서 귀찮음)
  • 집-사무실 왕복 시 백팩 무게: 약 3.5kg
  • 침대/소파에서 작업: 거의 안 함 (무릎에 올리기 불편)
  • 스탠딩 데스크 전환: 귀찮아서 미루기 일쑤

에어 15인치 전환 후:

  • 카페/코워킹: 주 3-4회 (가방에 넣은 줄 모를 정도)
  • 백팩 무게: 약 2.5kg (체감 차이 큼)
  • 소파 작업: 주 5-6회 (자세 전환 자유로움)
  • 장소 이동 저항 없음: 회의실-데스크-라운지 자유 이동

이게 생산성에 미친 영향: 집중력은 환경 전환으로 유지된다. 오후 2시 슬럼프가 올 때 소파로 이동해서 작업하니 졸음이 사라졌다. 긴 회의 후 카페로 이동해서 30분 집중 타임을 갖는 게 가능해졌다.

이전엔 "맥북이 무거워서" 책상에만 앉아 있었고, 그게 오히려 집중력을 갉아먹었다는 걸 깨달았다.

팬 소음 제로의 가치

프로에는 팬이 있다. 에어는 팬리스다. 이 차이가 만드는 심리적 효과를 과소평가했었다.

M1 Pro는 조용한 편이지만, Figma에서 복잡한 프로토타입 작업하거나 화상회의 중 화면 공유하면 팬이 돌았다. 소음은 미미하지만 **"내 맥북이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라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줬다.

에어는 절대 소음이 없다. 50개 탭을 켜도, 피그마 파일 5개를 동시에 열어도, 줌 미팅 중에도 완벽한 침묵. 이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각보다 컸다.

특히 조용한 카페나 도서관에서 작업할 때 차이가 극명하다. 프로 쓸 때는 "혹시 팬 소리 시끄럽지 않나" 신경 쓰였는데, 에어는 그런 걱정 자체가 없다.

실패했던 선택: 13인치는 답이 아니었다

사실 처음엔 M2 에어 13인치를 샀었다. "어차피 외부 모니터 쓸 거니까"라는 생각이었다.

2주 만에 되팔았다. 이유:

  1. PM은 화면 분할이 생명이다: 왼쪽에 피그마, 오른쪽에 노션을 띄워놓고 프로덕트 스펙 작성하는 게 일상인데, 13인치는 불가능했다. 계속 탭 전환하다 보니 사고 흐름이 끊겼다.

  2. 카페에서 외부 모니터는 쓸 수 없다: 사무실에선 27인치 모니터를 쓰지만, 내 생산성 피크는 오히려 카페에서 나왔다. 13인치로는 그 워크플로우를 유지할 수 없었다.

  3. 화상회의에서 멀티태스킹 불가: 줌 화면 공유하면서 동시에 노션 문서 확인하는 게 안 됐다. 아이패드를 서브로 쓰면 되지만, 디바이스가 늘어나는 게 더 스트레스였다.

15인치 에어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화면 분할 여유 있고, 휴대성도 프로 16인치보다 훨씬 낫다.

PM을 위한 맥북 선택 가이드

에어 13인치 추천 대상:

  • 사무실에서 외부 모니터 상시 사용
  • 주 업무가 문서 작성/커뮤니케이션 중심
  • 이동이 매우 잦은 경우 (하루 3곳 이상)

에어 15인치 추천 (내 선택):

  • 화면 분할 작업 필수 (디자인 리뷰, 데이터 분석)
  • 카페/코워킹 등 유동적 환경 선호
  • 휴대성과 화면 크기의 밸런스 중요
  • 외부 모니터 미사용 시간이 전체의 30% 이상

프로 14인치 추천:

  • 비디오 편집, 3D 작업 등 프로세싱 파워 필요
  • HDMI, SD카드 등 포트 다양성 필요
  • 외부 모니터 3개 이상 연결 필요

프로 16인치 추천:

  • 사무실 고정 업무 (이동 거의 없음)
  • 개발자와 겸업 (로컬 개발 환경 필수)
  • 예산이 충분하고 "최고 스펙" 선호

메모리 선택:

  • 8GB: 절대 비추천 (브라우저만 써도 부족)
  • 16GB: PM 업무엔 충분 (내 선택)
  • 24GB 이상: 개발 환경 돌리거나 데이터 분석 heavy할 때만

3개월 후 솔직 리뷰

후회하는 점:

  • 미드나잇 색상: 지문이 너무 잘 보인다. 스타라이트나 실버 살걸.
  • USB-C 포트 2개: 가끔 부족하다. 허브 들고 다니는 게 귀찮음.
  • MagSafe: 생각보다 잘 안 쓴다. 어차피 USB-C로 충전함.

만족하는 점:

  • 배터리: 실사용 12-14시간. 충전기 안 챙기고 나가도 됨.
  • 무게: 이게 진짜 게임체인저. 이동 저항이 사라짐.
  • 조용함: 도서관에서도 눈치 안 보임.
  • 성능: 16GB면 충분. 버벅임 경험 제로.

결론: 스펙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다

3개월 전 나는 "성능 다운그레이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그레이드였다.

프로 16인치는 책상 위에서 최고였지만, 내 삶을 책상에 묶어뒀다. 에어 15인치는 카페, 소파, 공원, 어디서든 일할 자유를 줬다. 그리고 그 자유가 생산성과 집중력을 높였다.

PM으로서 깨달은 건, 도구 선택도 프로덕트 결정과 같다는 거다. 유저(나)의 실제 사용 패턴 데이터를 보고, 과도한 기능을 제거하고, 본질적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맥북 선택으로 고민 중이라면, 이것만 물어보자:

  • 당신은 하루에 몇 시간을 책상 밖에서 일하고 싶은가?
  • 실제로 32GB 메모리를 다 쓴 적이 있는가?
  • 600g의 무게 차이가 당신의 이동 빈도를 바꿀 수 있는가?

답이 명확해지면, 선택도 명확해진다.


당신의 워크플로우는 어떤가요? 맥북 선택 고민이나 PM 생산성 관련 질문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맥북 에어 vs 프로 선택 가이드 - PM이 16GB 에어를 고른 이유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