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L이 ChatGPT보다 나은 단 하나의 이유 - PM의 번역 도구 실전 비교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AI 번역DeepLChatGPTPapago생산성 도구

월 20달러짜리 ChatGPT Plus를 해지한 이유

작년 11월, 나는 ChatGPT Plus 구독을 해지했다. AI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PM이 ChatGPT를 안 쓴다니, 동료들은 농담처럼 물었다. "회사에서 잘리려고 작정했냐"고.

이유는 단순했다. 번역 작업의 70%를 DeepL로 처리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무료 ChatGPT면 충분했다. 월 20달러를 아끼려던 게 아니라, 도구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PM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나는 연평균 1000개 이상의 문서를 번역해왔다. 미팅 노트, 제품 스펙, 유저 리서치 보고서, 마케팅 카피. 한글과 영어를 오가며 일하는 건 이제 호흡처럼 자연스럽다. 그 과정에서 세 가지 도구를 집중적으로 사용했고, 각각의 강점과 치명적 약점을 몸으로 체득했다.

DeepL: 맥락을 읽는 유일한 번역기

DeepL의 핵심 강점은 '맥락 이해력'이다. 단순히 단어를 치환하는 게 아니라, 문장의 뉘앙스와 의도를 파악한다.

실제 사례를 보자. 우리 팀의 디자이너가 작성한 UX 라이팅이다: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즉각적인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완료'가 아니라, 무엇이 완료됐는지 명확히 알려줘야 해요."

Papago 번역: "When the user presses the button, immediate feedback is required. It's not just 'done', you need to tell them exactly what's done."

ChatGPT 번역 (GPT-4): "When users click the button, they need immediate feedback. Rather than simply saying 'Complete,' it should clearly communicate what has been completed."

DeepL 번역: "When users tap the button, they need instant feedback. Not just 'Done,' but a clear indication of what actually completed."

DeepL은 'press'를 모바일 맥락에서 'tap'으로 자연스럽게 바꿨고, 'what actually completed'로 강조의 뉘앙스를 살렸다. ChatGPT는 문법적으로 완벽하지만 약간 딱딱하다. Papago는... 틀린 건 아닌데 네이티브가 절대 쓰지 않을 표현이다.

내가 DeepL을 메인으로 쓰는 이유:

  1. 속도: 타이핑과 동시에 실시간 번역 (평균 0.3초)
  2. 대체 표현 제안: 한 단어를 클릭하면 5-8개의 동의어 제시
  3. 문서 번역 품질: PDF, DOCX를 업로드하면 서식 유지하며 번역
  4. 일관성: 같은 문장을 100번 돌려도 같은 결과 (ChatGPT는 매번 다름)

실제로 측정해봤다. 500단어 분량의 제품 스펙 문서를 번역하는 데 걸린 시간:

  • DeepL: 4분 30초 (거의 수정 없음)
  • ChatGPT: 8분 15초 (프롬프트 작성 + 결과 검토 + 재생성)
  • Papago: 7분 50초 (번역 후 전체 문장 재구성 필요)

ChatGPT: 번역가가 아니라 '재작성' 도구

ChatGPT를 번역기로만 쓰는 건 Ferrari를 마트 장보기용으로만 쓰는 것과 같다.

ChatGPT의 진짜 강점은 **번역이 아니라 '문화적 번안'**이다. 단순 번역이 아니라, 타깃 독자에 맞춰 전체 메시지를 재구성할 때 빛난다.

예를 들어, 한국 투자자용 피치덱을 실리콘밸리 VC용으로 바꿔야 할 때:

원문 (한국식 표현): "저희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DeepL: "We are planning aggressive marketing to expand market share."

ChatGPT (프롬프트: "Rewrite for Silicon Valley VCs, focusing on growth metrics"): "We're doubling down on customer acquisition with a targeted CAC/LTV optimization strategy."

ChatGPT는 단순히 번역하지 않고, 실리콘밸리에서 통하는 언어로 재포장했다. 이게 바로 ChatGPT를 써야 하는 순간이다.

ChatGPT를 번역에 쓸 때 치명적 단점:

  1. 일관성 부재: 같은 용어를 매번 다르게 번역 ("사용자"가 user, customer, end-user로 섞임)
  2. 환각(Hallucination): 없던 내용을 추가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생략
  3. 길이 변화: 원문보다 20-30% 더 길어지는 경향 (특히 GPT-4)

실제로 겪은 사고: 제품 출시 공지를 ChatGPT로 번역했는데, "곧 출시 예정"이라는 표현이 "coming next quarter"로 번역됐다. 원문엔 분기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말이다. 이 번역이 그대로 나갔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Papago: 일상 대화엔 최고, 전문 문서엔 위험

Papago는 한국어-일본어 번역에선 독보적이다. 일본 파트너사와 협업할 때 Papago만 한 게 없다. 한중일 언어 쌍에 특화된 학습 데이터 덕분이다.

하지만 영어 번역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

  • 전문 용어 처리: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product market suitability"로 번역
  • 형식성 수준: 비즈니스 문서와 캐주얼 대화의 톤 구분 부족
  • 긴 문장: 3줄 이상 문장에서 구조가 무너짐

Papago를 실제로 쓰는 경우:

  • Slack에서 빠른 의사소통 ("점심 뭐 먹지?" 수준)
  • 간단한 이메일 초안 (200단어 이하)
  • 한일중 번역 (일본 고객 대응 시 필수)

실전 가이드: 상황별 번역 도구 선택법

3년간의 시행착오를 압축한 의사결정 트리:

1. 제품 스펙, 기술 문서, 공식 커뮤니케이션 → DeepL

  • 일관성과 정확성이 최우선
  • 전문 용어 처리 능력 필요
  • 문서 서식 유지 필요

2. 마케팅 카피, 피치덱, 문화적 번안 필요 → ChatGPT

  • 프롬프트: "Translate from Korean to English. Target audience: [구체적 독자]. Tone: [원하는 톤]. Preserve these terms: [용어 리스트]"
  • 반드시 원문과 대조 검증
  • 중요 숫자, 날짜는 별도 체크

3. 빠른 소통, 한중일 번역 → Papago

  • 실시간 채팅, 간단한 메시지
  • 일본 파트너사 커뮤니케이션
  • 200단어 이하 짧은 텍스트

내가 실제로 쓰는 워크플로우:

  1. 1차 번역: DeepL로 전체 번역 (80% 완성도)
  2. 톤 조정: 필요시 특정 단락만 ChatGPT로 재작성
  3. 검증: 핵심 문장은 다시 역번역해서 의미 확인
  4. 용어 통일: 제품 용어는 별도 glossary 관리 (Notion 데이터베이스)

측정 가능한 결과:

  • 번역 소요 시간: 평균 40% 감소 (문서당 15분 → 9분)
  • 재작업률: 25% → 5%
  • 도구 비용: 월 $30 (DeepL Pro $10 + ChatGPT $20) → $10 (DeepL Pro만)

완벽한 번역은 없다, 최적의 조합만 있을 뿐

PM으로서 내가 내린 결론: 범용 최강 번역 도구는 없다. 상황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게 진짜 스킬이다.

DeepL은 내 메인 워크호스다. 일상 업무의 70%는 DeepL로 해결된다. 정확하고, 빠르고, 일관적이다. ChatGPT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서만 선택적으로 쓴다. 창의적 재작성이 필요할 때, DeepL이 너무 직역일 때.

Papago? 일본 시장 진출 전까진 거의 안 쓴다. 솔직히 말하면.

당신이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

  1. 지난 1주일간 번역한 문서 3개를 꺼내라
  2. 같은 문서를 DeepL, ChatGPT, Papago로 다시 돌려라
  3.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라
  4. 당신의 업무 맥락에서 어떤 도구가 최적인지 직접 판단해라

도구는 그냥 도구다. 중요한 건 도구의 본질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당신의 판단력이다. 그게 AI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다.

PM으로서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가장 비싼 도구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적절한 도구를 고르는 사람이 이긴다.

DeepL vs ChatGPT vs Papago 실전 비교 - PM의 3년 사용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