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ar로 갈아타고 3개월, Jira는 이제 안 쓴다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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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ar로 갈아타고 3개월, Jira는 이제 안 쓴다

작년 11월, 우리 팀은 Jira를 버렸다.

정확히는 내가 먼저 포기했다. 매일 아침 Jira를 켜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였다. 로딩에 3초, 필터 설정에 또 5초, 원하는 이슈를 찾기까지 클릭 7번. PM으로서 하루에 최소 50번은 반복하는 루틴이 너무 무거웠다. 디자이너 출신이라 그런지 이런 UX를 견디기가 특히 힘들었다.

Linear로 전환한 지 3개월. 솔직히 말하면, 되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도구 예찬이 아니다. 둘 다 써봤고, 둘 다 망쳐봤고, 결국 우리 팀에 맞는 선택을 한 이야기다.

Jira가 나쁜 게 아니라, 우리한테 과했다

먼저 오해하지 말자. Jira는 강력한 도구다. 대기업에서, 복잡한 워크플로우에서, 수십 개 팀이 얽혀 있는 환경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15명 규모 AI 스타트업인 우리에게는 과했다.

우리가 Jira에서 실제로 겪은 문제들:

  • 속도: 페이지 로딩 평균 2.8초 (실제로 재봤다)
  • 복잡성: 새 디자이너가 온보딩할 때마다 Jira 사용법 교육에 30분 소요
  • 커스터마이징 지옥: 워크플로우 하나 수정하려면 어드민 권한 필요, 설정 페이지에서 클릭 10번 이상
  • 비용: 월 $70 × 15명 = $1,050 (Standard 플랜)

가장 큰 문제는 '인지 부하'였다. PM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건데, Jira를 '관리'하는 데 하루 1시간 이상을 쓰고 있었다. 스프린트 보드 정리, 필터 수정, 이슈 타입 정의... 이게 내 일이었나?

Linear는 처음부터 다른 철학으로 설계됐다

Linear를 처음 써보고 든 생각: "이거 만든 사람들, 실제로 프로덕트를 만들어본 사람들이구나."

키보드 중심 설계, 즉각적인 반응 속도, 미니멀한 UI.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이건 그냥 '예쁜'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이었다.

Linear로 전환 후 3개월 데이터:

  • 페이지 로딩: 평균 0.3초 (Jira 대비 9배 빠름)
  • 이슈 생성 속도: C 단축키 → 제목 입력 → Cmd+Enter = 5초 컷
  • 온보딩 시간: 10분 (실제로 새 엔지니어가 첫날부터 바로 사용)
  • 비용: 월 $8 × 15명 = $120 (Standard 플랜)

하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건 '느낌'이었다. 팀원들이 실제로 Linear를 켜놓고 일하기 시작했다. Jira는 '확인해야 할 때' 켰다면, Linear는 '항상 켜놓는' 도구가 됐다.

마이그레이션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솔직히 고백하면, 처음 시도는 실패했다.

첫 번째 시도 (2023년 8월): 주말에 혼자 Jira 이슈 500개를 Linear로 임포트. 월요일 아침 팀에게 공지. 결과? 2주 만에 다시 Jira로 복귀.

실패 원인:

  • 팀과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 결정
  • 기존 워크플로우를 그대로 옮기려고 함
  • 히스토리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문제 미해결

두 번째 시도 (2023년 11월): 이번엔 제대로 했다.

성공적 마이그레이션 프로세스:

  1. 1주차: 리서치 & 설득

    • Linear 무료 트라이얼로 작은 프로젝트 하나 테스트
    • 팀 미팅에서 데모, 장단점 솔직하게 공유
    • 특히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
  2. 2주차: 파일럿 기간

    • 신규 프로젝트는 Linear로만 진행
    • Jira는 읽기 전용으로 유지 (히스토리 참고용)
    • 매일 15분 데일리에서 도구 사용 피드백 공유
  3. 3-4주차: 전면 전환

    • 진행 중인 이슈만 선택적으로 마이그레이션
    • 과거 히스토리는 Jira에 그대로 (필요시 참고)
    • Linear 단축키 치트시트 공유

핵심은 '완벽한 마이그레이션'을 포기한 것이다. 과거 데이터를 모두 옮기려다 실패했던 첫 시도와 달리, 이번엔 "앞으로만 보자"는 마인드로 접근했다.

실제로 달라진 점들

3개월 써보고 체감한 구체적 변화:

1. 회의 시간 단축

스프린트 플래닝이 1.5시간에서 45분으로 줄었다. Linear의 Cycles 기능으로 이슈를 드래그 앤 드롭하면 끝. Jira에서는 스프린트 생성 → 날짜 설정 → 이슈 검색 → 추가... 이 과정만 15분씩 잡아먹었다.

2. PM-개발자 소통 개선

개발자들이 실제로 Linear를 선호한다. GitHub PR과 자동 연동되고, 커맨드라인에서도 접근 가능하고 (linear-cli), 마크다운을 네이티브로 지원한다. 디자이너 출신인 나로서는 Figma 링크를 이슈에 바로 임베드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3. 우선순위 관리가 명확해짐

Linear의 우선순위는 4단계뿐이다: Urgent, High, Medium, Low. Jira의 Highest, High, Medium, Low, Lowest 5단계보다 오히려 명확했다. PM으로서 "이건 정말 중요한가?"를 더 자주 고민하게 됐다.

4. 슬랙 통합이 실제로 작동함

Jira의 슬랙 봇은 노이즈가 너무 많았다. Linear는 필요한 알림만 온다. 내가 멘션된 이슈, 내가 작성한 이슈의 상태 변경, 블로킹 이슈... 실제로 액션이 필요한 것들만.

Linear가 완벽하진 않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Linear에도 한계가 있다:

  • 리포팅 기능 부족: Jira의 복잡한 대시보드와 리포트를 원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 커스터마이징 제한: 워크플로우가 비교적 단순함. 복잡한 approval 프로세스 같은 건 구현 어려움
  • 엔터프라이즈 기능: SAML SSO 같은 건 비싼 플랜에만 있음
  • 히스토리 검색: Jira만큼 강력한 JQL 같은 쿼리 언어는 없음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15명 스타트업에서 복잡한 리포트를 매주 뽑을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그 시간에 프로덕트를 만드는 게 낫다.

당신 팀에는 어떤 게 맞을까

Linear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

  • 50명 이하 규모 팀
  • 빠른 실행이 중요한 스타트업 환경
  • 엔지니어 중심 팀 (개발자들이 도구 선택에 목소리가 큰 경우)
  • 디자인과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Jira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

  • 복잡한 워크플로우와 approval 프로세스 필요
  • 여러 부서/팀이 얽혀있는 대규모 조직
  • 상세한 리포팅과 감사(audit) 기능 필수
  • 이미 Jira 생태계에 깊이 투자한 경우 (Confluence, Bitbucket 등)

중요한 건 "남들이 쓰니까"가 아니라 "우리 팀의 실제 필요"에 기반한 선택이다. PM으로서 내가 배운 건, 도구는 팀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 팀이 도구에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바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

Linear가 궁금하다면:

  1. 무료 플랜으로 시작: 팀원 무제한, 기본 기능은 다 쓸 수 있음
  2. 작은 프로젝트 하나로 테스트: 전체 마이그레이션 전에 파일럿
  3. 키보드 단축키 익히기: ? 눌러서 치트시트 확인, 2-3일이면 익숙해짐
  4. GitHub/Figma 연동 먼저 설정: 이게 Linear의 진짜 강점

Jira를 개선하고 싶다면:

  1. 불필요한 필드 제거: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기
  2. 워크플로우 단순화: 상태가 7개 이상이면 너무 복잡함
  3. 필터 5개로 제한: 자주 쓰는 것만 즐겨찾기
  4. 모바일 앱 버리기: 차라리 웹 사파리가 나음 (경험담)

결국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Jira든 Linear든, 중요한 건 팀이 실제로 사용하느냐다.

PM으로서 내가 Linear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팀원들이 도구와 싸우는 시간을 줄이고,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게 하고 싶었다. 3개월 써본 결과, 그 목표는 달성했다.

당신의 팀은 어떤가? 지금 쓰는 도구가 정말 팀을 위해 일하고 있나, 아니면 팀이 도구를 위해 일하고 있나?

한 번쯤 물어볼 가치가 있다.

Linear vs Jira 비교: 스타트업 PM이 Linear를 선택한 이유 (3개월 실사용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