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 브라우저 3개월 사용 후기: Chrome을 진짜 대체할 수 있을까?

6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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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저를 바꾼다는 것

지난 3개월간 Arc 브라우저를 메인으로 사용했다. 정확히는 '사용하려고 시도했다'가 맞겠다. PM으로 일하면서 브라우저는 단순한 웹 서핑 도구가 아니다. Figma, Notion, Linear, 수십 개의 SaaS 툴이 모두 브라우저 안에서 돌아간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을 브라우저 안에서 보내는 나에게, 브라우저를 바꾼다는 건 작업 환경 전체를 뒤엎는 일이었다.

Arc를 처음 설치한 건 올해 2월. 디자이너 출신답게 그 아름다운 UI에 혹했다. 수직 탭 바, 스페이스 기능, 그리고 그 매끄러운 애니메이션.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Chrome과 Arc를 오가며 쓰고 있다. 왜 완전히 갈아타지 못했을까?

Arc가 잘하는 것들: 정보 구조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스페이스(Spaces)는 게임 체인저다

Arc의 가장 강력한 기능은 단연 스페이스다. 나는 현재 5개의 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다:

  • Work: Linear, Figma, Notion, Slack 등 업무 핵심 툴
  • Research: 경쟁사 분석, 시장 조사 관련 탭들
  • Personal: 이메일, 뉴스레터, 개인 프로젝트
  • Learning: 강의, 아티클, 북마크
  • Temp: 일회성 검색과 임시 작업

스페이스별로 컨텍스트가 완전히 분리되니 '작업 모드' 전환이 명확해졌다. 특히 PM으로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제품 기획 → 디자인 리뷰 → 데이터 분석을 오가는데, 스페이스를 전환하는 순간 관련 탭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Chrome에서 탭 60개를 열어두고 Cmd+Shift+A로 검색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실제로 측정해봤더니, 특정 문서나 툴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5초에서 3초로 줄었다. 하루에 이런 전환을 50번 정도 한다고 치면, 하루에 10분, 한 달이면 약 3.5시간을 절약하는 셈이다.

수직 탭 바와 폴더 구조

수직 탭 바는 처음엔 어색했다. 20년 넘게 가로 탭을 써왔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3일만 써보니 돌아갈 수 없었다. 특히 맥북 14인치 화면에서, 세로 공간을 희생하지 않고 탭을 30개 이상 열어둘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다.

더 좋은 건 탭을 폴더로 구조화할 수 있다는 점. 예를 들어 'Product Spec' 폴더 안에 PRD 문서, 참고 아티클, 경쟁사 리서치를 묶어두니 프로젝트별 정보 관리가 훨씬 명확해졌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정보의 시각적 위계가 중요하다고 믿는 나에게, Arc의 이런 구조는 완벽했다.

커맨드 바의 강력함

Cmd+T로 여는 커맨드 바는 Spotlight를 브라우저 안에 구현한 느낌이다. 탭 검색, 북마크, 히스토리, 심지어 스페이스 전환까지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해결한다. 특히 fuzzy search가 꽤 똑똑해서 'lin pro'만 쳐도 'Linear - Product Board'를 찾아준다.

PM으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북마크와 탭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자주 쓰는 툴은 Pinned Tabs로 고정하고, 가끔 쓰는 건 Favorites에 넣어두면 된다. Chrome처럼 북마크 바를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Arc가 못하는 것들: 현실의 벽

확장 프로그램 호환성 문제

Arc는 Chromium 기반이라 Chrome 확장을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내가 업무에 필수로 쓰는 확장 중 3개가 Arc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 Loom: 녹화는 되는데 업로드가 랜덤하게 실패
  • Grammarly: 특정 웹앱에서 인식 안 됨
  • Custom Figma plugin: 아예 로드되지 않음

PM 업무에서 Loom은 정말 중요하다. 기능 설명이나 버그 리포트를 비동기로 공유하는 데 필수인데, Arc에서 이게 불안정하다는 건 치명적이었다. 결국 Loom 녹화가 필요할 때마다 Chrome을 켜야 했다.

성능과 메모리 이슈

'더 가볍다'는 Arc의 주장은 내 경험상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탭 10개까지는 확실히 가볍다. 하지만 30개를 넘어가면 오히려 Chrome보다 느려지는 느낌이었다. Activity Monitor로 확인해보니, Arc는 탭당 평균 220MB, Chrome은 180MB 정도를 사용했다.

특히 Figma 같은 무거운 웹앱을 여러 개 띄워놓으면 Arc가 버벅이기 시작한다. 스페이스 전환 애니메이션이 끊기고, 커맨드 바 응답이 느려진다. 생산성 도구로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멀티 프로필의 부재

AI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니 회사 계정과 개인 계정을 완전히 분리해야 할 때가 많다. Chrome은 프로필로 이걸 깔끔하게 해결하지만, Arc의 스페이스는 같은 계정 안에서만 작동한다. 물론 Arc는 여러 계정을 지원하지만, 전환할 때마다 앱을 새로 여는 수준이라 불편하다.

결국 회사 업무는 Arc, 개인 작업은 Chrome으로 완전히 분리해서 쓰게 됐다. Arc 하나로 통합하려던 초기 목표는 실패한 셈이다.

모바일 앱의 부재 (현재 베타)

iOS용 Arc는 아직 베타고, 안드로이드는 아예 없다. PM으로서 이동 중에도 Linear 체크하고 Slack 답장 보내는 게 일상인데, 모바일에서는 결국 Chrome을 쓸 수밖에 없다. 크로스 디바이스 경험이 끊긴다는 건 2024년 브라우저로서 큰 약점이다.

3개월 사용 후 내린 결론

Arc는 사고방식을 바꾸는 브라우저다. Chrome이 '탭을 여는 도구'라면, Arc는 '작업을 구조화하는 도구'다. 이건 단순한 기능 차이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Arc 하나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내 업무 환경에서는. 결국 나는 이렇게 정리했다:

Arc 사용 (70%):

  • 일상적인 업무 (Linear, Notion, Slack)
  • 리서치와 정보 수집
  • 장기 프로젝트 관리

Chrome 사용 (30%):

  • Loom 녹화와 무거운 작업
  • 멀티 계정 필요한 작업
  • 확장 프로그램 의존도 높은 작업

실천 가이드: Arc로 전환하려면

내 3개월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Arc를 효과적으로 도입하는 방법:

1단계: 스페이스 설계하기 (1일)

일단 3-5개 스페이스만 만들어라. 너무 많으면 오히려 복잡하다. 나는 처음에 8개를 만들었다가 관리가 안 돼서 5개로 줄였다.

각 스페이스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라:

  • Work: 매일 쓰는 핵심 툴 (5-10개)
  • Project: 진행 중인 프로젝트별 리서치
  • Learning: 나중에 읽을 것들
  • Personal: 개인 계정 필요한 것들
  • Temp: 일회성 검색 (자동 정리)

2단계: 점진적 전환 (1-2주)

한 번에 완전히 바꾸려 하지 마라. 나는 이렇게 했다:

1주차: Arc를 세컨더리로 사용

  • 리서치와 정보 수집만 Arc에서
  • 익숙해질 시간 주기

2주차: 특정 업무를 Arc로 완전 이전

  • 문서 작업 (Notion, Google Docs)
  • 커뮤니케이션 툴 (Slack, Discord)

3주차 이후: Chrome은 꼭 필요할 때만

  • 확장 프로그램 의존 작업
  • 무거운 웹앱 다중 실행

3단계: 워크플로우 최적화 (지속)

단축키 익히기:

  • Cmd+T: 커맨드 바
  • Cmd+S: 스페이스 전환
  • Cmd+Option+N: 새 스페이스
  • Cmd+Shift+C: Little Arc (미니 브라우저)

Pinned Tabs 전략:

  • 하루에 3번 이상 여는 것만 Pin
  • 나는 Notion, Linear, Slack, Figma만 Pin (4개)
  • 너무 많이 Pin하면 스크롤이 길어져 의미 없음

자동 정리 활용:

  • Temp 스페이스에 '12시간 후 자동 닫기' 설정
  • 일회성 탭은 여기서만 열기
  • 중요한 건 다른 스페이스로 이동

실패에서 배운 것

내가 저지른 실수들:

  1. 스페이스를 너무 세분화: 8개 → 5개로 줄이니 훨씬 나았다
  2. 모든 걸 Arc로 하려 함: Chrome 병행이 현실적이다
  3. 확장 프로그램 의존도 체크 안 함: 먼저 필수 확장 테스트하라
  4. 성능 한계 무시: 탭 30개 넘으면 Chrome이 더 빠를 수 있다

Chrome을 대체할 수 있을까?

답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다. 진부한 답 같지만 사실이다.

Arc를 메인으로 쓸 수 있는 사람:

  • 정보 구조화와 컨텍스트 전환이 중요한 지식 노동자
  • 브라우저 기반 SaaS를 많이 쓰는 PM, 디자이너, 마케터
  • 확장 프로그램 의존도가 낮은 사람
  • 미적 경험에 가치를 두는 사람

Chrome을 계속 써야 하는 사람:

  • 특정 확장 프로그램에 업무가 의존된 개발자
  • 50개 이상 탭을 동시에 열어두는 멀티태스커
  • 안드로이드 유저 (크로스 디바이스 필수)
  • 안정성이 최우선인 사람

PM으로서 내린 결론: Arc는 Chrome을 완전히 대체하는 브라우저가 아니라, 작업 방식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도구다. 단순히 더 빠르거나 더 가벼운 게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3개월간 써보니, Arc는 내 생산성을 약 15% 높였다. 하지만 Chrome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게 꼭 나쁜 건 아니다. 각 도구의 강점을 살려 쓰는 게 더 현명한 접근이다.

디자이너 출신답게 말하자면: Arc는 '아름답게 실패하는 것'보다 '불완벽하게 혁신하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시도를 응원한다. Chrome이 20년간 지켜온 패러다임에 균열을 낸 것만으로도 Arc는 충분히 가치 있다.

당신의 선택은? Arc를 한 달만 진지하게 써보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생산성 도구는 '올인'이 아니라 '최적 조합'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Arc 70%, Chrome 30%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지금은 최선이다.

Arc 브라우저 3개월 실사용 후기 - PM이 본 Chrome 대체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