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ma AI를 3개월 써본 PM이 말하는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법'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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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이 Figma AI를 꺼리는 이유

지난주 디자인 팀 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가 Figma AI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공유했더니, 시니어 디자이너가 날 쳐다보며 말했다. "이거... AI로 만드신 거죠?" 그 눈빛에는 미묘한 불편함이 섞여 있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PM을 하는 입장에서, 나는 양쪽의 심정을 다 이해한다. Figma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디자인 팀과의 협업에서 이걸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3개월간 실무에서 Figma AI를 사용하며 배운 것들을 정리해본다.

Figma AI, 실제로 뭐가 달라졌나

프로토타이핑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숫자로 말하자면, 초기 와이어프레임 제작 시간이 평균 3시간에서 40분으로 줄었다. 텍스트 프롬프트로 레이아웃을 생성하고, 컴포넌트를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기능 덕분이다.

예를 들어, "대시보드 레이아웃, 왼쪽 사이드바, 상단에 KPI 카드 4개, 하단에 그래프 2개"라고 입력하면 30초 안에 기본 구조가 나온다. 물론 완성도는 60% 수준이지만, PM이 개발팀과 초기 논의할 때는 충분하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이 있다. 이 60% 퀄리티의 작업물을 디자이너에게 그대로 넘기면 안 된다는 것.

실패 케이스: "이거 다듬어주세요"

첫 달에 나는 실수를 했다. Figma AI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디자이너에게 건네며 "여기서 시작하면 빠를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결과는? 디자이너는 내 파일을 거의 쓰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레이어 구조가 엉망이고, 스타일이 일관성이 없어서 수정하는 게 더 오래 걸려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AI가 만든 디자인은 시각적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디자인 시스템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후로 나는 Figma AI 결과물을 디자이너에게 넘기지 않는다. 대신 개발자, 마케터, 경영진과의 커뮤니케이션 용도로만 사용한다.

PM이 Figma AI를 쓰는 진짜 이유

1. 회의 전 시각화 도구

스프린트 플래닝 미팅 30분 전, 새로운 기능 아이디어를 시각화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Figma AI는 완벽하다.

"모바일 알림 센터, 탭 3개, 읽지 않은 알림 배지 표시"를 입력하면 바로 목업이 나온다. 팀원들은 추상적인 설명보다 이런 비주얼을 보고 훨씬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실제 데이터: AI 프로토타입을 사용한 회의에서 의사결정 시간이 평균 23% 단축됐다. (지난 2개월간 12개 회의 기록 기반)

2. A/B 테스트 시안 비교

"CTA 버튼을 상단에 둘까, 하단에 둘까?" 같은 논쟁이 있을 때, 두 가지 버전을 빠르게 만들어 비교한다. 디자이너 리소스를 쓰기 전에 팀 내부 검증용으로 쓰기 좋다.

다만, 이것도 디자이너에게 미리 말한다. "AI로 빠르게 만든 거라 퀄리티는 신경 쓰지 마시고, 레이아웃 방향성만 봐주세요." 이 한 마디가 불필요한 오해를 막는다.

3. 고객 인터뷰 전 프로토타입

초기 컨셉 검증을 위한 고객 인터뷰에서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사용자들이 "이 버튼 색이 예쁘네요" 같은 표면적 피드백만 한다.

Figma AI로 만든 로우파이 프로토타입은 이럴 때 딱이다. 시각적으로 "미완성"이라는 게 명확해서, 사용자들이 기능 자체에 집중한다.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3가지 원칙

3개월간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원칙들이다.

원칙 1: AI 결과물은 "레퍼런스"다

Figma AI로 만든 건 절대 "초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레퍼런스"라고 부른다. 이 단어 차이가 디자이너의 수용도를 완전히 바꿨다.

"이 레퍼런스 보고 아이디어 얻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디자이너들은 훨씬 열린 태도로 본다. 반면 "이 초안 기반으로 작업해주세요"는 방어적 반응을 만든다.

원칙 2: 디자인 시스템 밖에서 놀기

우리 팀의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이너들이 2년간 공들여 만든 것이다. 여기에 AI가 만든 컴포넌트를 함부로 섞으면 안 된다.

Figma AI는 별도 파일에서만 사용한다. 공식 디자인 시스템 파일에는 절대 AI 결과물을 넣지 않는다. 이건 디자이너들의 영역에 대한 존중이다.

원칙 3: 공개적으로 한계 인정하기

Figma AI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공유할 때, 나는 항상 한계를 먼저 말한다.

"레이어 구조 엉망이고, 색상도 우리 브랜드 가이드랑 안 맞는데요. 그냥 레이아웃 흐름만 봐주세요."

이렇게 먼저 말하면, 디자이너들도 "PM이 디자인 퀄리티를 모르는구나"가 아니라 "용도에 맞게 도구를 쓰는구나"로 이해한다.

여전히 AI가 못하는 것들

솔직히 말해서, Figma AI는 아직 "디자인"을 못한다. 레이아웃을 생성할 뿐이다.

못하는 것들:

  • 브랜드 정체성 반영 (우리 서비스만의 톤앤매너)
  • 접근성 고려 (색상 대비, 터치 영역 크기)
  • 사용자 플로우 최적화 (5단계를 3단계로 줄이는 인사이트)
  • 디테일한 인터랙션 디자인

지난주 Figma AI로 온보딩 플로우를 만들었는데, 단계가 7개나 됐다. 디자이너가 보더니 "이건 3단계로 줄일 수 있어요"라며 완전히 다시 설계했다. 이게 AI와 디자이너의 차이다.

실전 활용 가이드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워크플로우를 공유한다.

Step 1: 아이디어 단계 (혼자 작업)

  • Figma AI로 2-3가지 레이아웃 옵션 생성
  • 팀 슬랙에 공유하며 "AI로 빠르게 만든 거, 방향성 피드백 주세요" 명시
  • 15분 이내로 빠른 의견 수렴

Step 2: 검증 단계 (개발팀과 협업)

  • 선택된 방향을 기술적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검토
  • 개발자: "이 레이아웃은 백엔드 구조상 어려워요"
  • 이 단계에서 AI 프로토타입 수정 (디자이너 리소스 아직 안 씀)

Step 3: 디자인 의뢰 (디자이너 투입)

  • AI 결과물은 참고용으로만 공유
  • "이런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더 나은 방법 있을까요?" 오픈 질문
  •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제대로 디자인

이 프로세스로 디자이너 작업 시간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PM의 아이디어 검증 속도만 3배 빨라졌다.

6개월 후에는 어떻게 변할까

Figma AI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디자인 시스템을 학습해서 우리 스타일로 생성하는 기능도 곧 나올 것 같다.

하지만 확신하는 건,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PM과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 명확해진다.

PM의 역할: 빠른 아이디어 시각화, 다양한 옵션 탐색, 커뮤니케이션 효율화
디자이너의 역할: 브랜드 일관성, 사용자 경험 최적화, 디테일 완성도

나는 Figma AI 덕분에 "디자이너한테 부탁하기엔 너무 초기 단계인" 아이디어들을 더 자유롭게 실험한다. 그리고 검증된 아이디어만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니, 디자이너들도 더 의미있는 작업에 집중한다.

당신이 내일 당장 해볼 수 있는 것

  1. 다음 스프린트 플래닝 전날 밤, 논의할 기능을 Figma AI로 시각화해보자. 회의 시간이 확실히 줄어든다.

  2. 디자이너에게 물어보자. "제가 Figma AI 쓰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불편한 점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이 대화 한 번이 협업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

  3. 별도 파일로 분리하자. "PM_Playground"라는 Figma 파일을 만들어서 AI 실험은 여기서만 하자. 디자인 시스템 파일은 건드리지 말자.

  4. 한계를 명확히 하자. AI 결과물 공유할 때 항상 "퀄리티 신경 쓰지 마시고, [특정 부분]만 봐주세요"라고 명시하자.

Figma AI는 PM의 손을 확장시켜주는 도구지,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팀 협업은 더 좋아지고 프로덕트는 더 빨리 나아간다.

당신의 팀은 Figma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실패담도 환영한다.

Figma AI 실전 활용법 - 디자이너 출신 PM의 3개월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