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wise로 1년간 724개 하이라이트 관리한 PM의 솔직 후기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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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wise로 1년간 724개 하이라이트 관리한 PM의 솔직 후기

작년 이맘때쯤, 나는 Notion에 쌓여있는 127개의 독서 노트를 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문제는 양이 아니라 활용도였다. 책을 읽고, 정성스럽게 노트를 정리하고, 그리고... 끝. 다시 열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PM으로서 의사결정할 때, 기획서 쓸 때, 분명 도움될 내용들이었는데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Notion, Evernote, Apple Notes를 전전하다가 결국 Readwise를 구독했다. 월 $8.99, 연간으로 끊으면 $7.5. 솔직히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냥 Notion으로 관리하면 되는 거 아닌가? 1년이 지난 지금, 724개의 하이라이트를 관리하며 내린 결론은 이거다. 독서 노트의 핵심은 '저장'이 아니라 '재발견'이다.

디자이너 출신이 주목한 Readwise의 UX

첫 사용 경험은 충격적이었다. 나쁜 의미로. UI가 2010년대 초반 느낌이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첫인상은 "이게 프리미엄 서비스라고?"였다. 하지만 일주일 사용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기능에 집중하고 있었다.

Readwise의 핵심은 세 가지다:

  1. Daily Review: 매일 아침 8시, 과거 하이라이트 5-15개를 복습
  2. 연결성: Kindle, Instapaper, Pocket, Twitter 등 모든 소스 통합
  3. Export: Notion, Obsidian, Roam Research로 자동 동기화

특히 Daily Review는 게임 체인저였다. 3개월 전 읽은 『Continuous Discovery Habits』의 하이라이트가 오늘 아침 떠올랐고, 그게 오후에 작성하던 디스커버리 계획서에 그대로 들어갔다. 이게 바로 '재발견'이다.

1년간의 데이터: 숫자로 보는 실제 효과

현재 내 Readwise 통계:

  • 총 하이라이트: 724개
  • 연결된 책: 43권
  • 아티클: 156개
  • Daily Review 완료율: 67% (244일/365일)
  • 평균 리뷰 시간: 일 3분

완료율 67%는 자랑스럽지 않다. 특히 프로덕트 론칭 기간엔 2주간 건너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완벽한 시스템을 찾는 게 아니라, 불완벽하게라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흥미로운 건 리뷰한 하이라이트의 재사용률이다. Notion에 Export된 하이라이트 중 실제 문서에 인용된 건 약 18%(130개). Notion 시절엔 5% 미만이었다. 3배 이상 증가한 이유는 간단하다. Daily Review로 내 뇌의 인덱싱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실패했던 세팅과 지금의 워크플로우

초반 3개월은 시행착오였다. 가장 큰 실수는 '모든 것'을 하이라이트한 거였다. Kindle에서 읽다가 조금이라도 좋으면 하이라이트. 결과? Daily Review가 노이즈 투성이가 됐다. "이게 왜 저장됐지?" 싶은 내용들이 계속 나왔다.

현재 워크플로우 (PM으로서 최적화):

1. 하이라이트 기준 명확화

  • 프로덕트 의사결정에 쓸 수 있는 프레임워크
  • 팀 커뮤니케이션에 활용 가능한 개념
  • 3개월 뒤 내가 다시 봐도 가치 있을 인사이트

2. 태그 시스템 (5개 카테고리만)

  • .pm: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관련
  • .discovery: 디스커버리, 리서치
  • .strategy: 전략, 비즈니스
  • .team: 조직, 리더십
  • .ai: AI/ML 특화 (현 직무)

처음엔 15개 태그를 만들었다가 결국 안 쓰게 됐다. 카테고리가 많을수록 분류 부담이 커진다. 5개면 충분하다.

3. Notion 연동 구조

  • Readwise → Notion Database 자동 동기화
  • 주간 리뷰 때 중요 하이라이트 3-5개를 별도 "Core Insights" 페이지로 이동
  • 이 Core Insights가 내 의사결정 체크리스트가 됨

4. Daily Review 루틴

  • 시간: 출근 후 첫 15분 (커피 마시며)
  • 방식: 스와이프로 빠르게 훑고, 눈에 띄는 것만 re-highlight
  • 핵심: 완벽하게 하려 하지 않기. 5개 중 1개만 건져도 성공

월 $7.5의 가치: ROI 계산해봤다

PM답게 ROI를 계산해봤다. 비용은 명확하다. 연 $90.

수익(이라 쓰고 가치라 읽는다):

  • 절약된 시간: 주 1시간 (예전엔 Notion 뒤지며 시간 낭비)
  • 연 52시간 × 내 시급 추정치 = 약 $2,600
  • 향상된 의사결정 품질: 측정 불가하지만 체감상 20% 이상

숫자 놀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분기 OKR 회의에서, Daily Review로 떠올린 『Empowered』의 한 문장이 전체 전략 방향을 바꿨다.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월 $7.5는 너무 싸다.

솔직하게, Readwise의 단점들

완벽한 툴은 없다. 1년 써보며 느낀 아쉬운 점:

1. 한국어 지원 부족 Kindle 한국어 책도 하이라이트되긴 하는데, 폰트 렌더링이 가끔 깨진다. 영어 콘텐츠 중심이라면 문제없지만, 한국어 비중이 높다면 불편할 수 있다.

2. 모바일 앱 UX iOS 앱이 웹보다 더 구리다. 진지하게. Daily Review는 웹에서만 한다.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이건 정말 개선이 필요하다.

3. 가격 연 $90은 한국 구독 서비스 기준으론 비싼 편이다. Netflix 베이직 3개월 값이다. 단, Reader 베타(무료)로 먼저 써보고 결정할 수 있다.

4. 학습 곡선 처음엔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공식 가이드가 있긴 한데, 자기 워크플로우 찾는 데 최소 한 달은 걸린다.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그리고 누구에겐 비추)

추천:

  • 독서량이 월 2권 이상인 사람
  • 읽은 내용을 실무에 적용해야 하는 지식노동자
  • PM, 디자이너, 개발자, 작가 등 인사이트 기반 직군
  • Notion/Obsidian 등 세컨드 브레인 시스템 이미 구축한 사람

비추:

  • 독서를 취미로만 즐기는 사람 (그냥 읽고 즐기는 게 맞다)
  • 하이라이트 거의 안 하는 독서 스타일
  • 영어 콘텐츠가 거의 없고 한국어만 읽는 경우
  • 월 $7.5가 부담스러운 경우 (무료 대안들도 많다)

3개월 챌린지: 내 방식으로 시작하기

1년 쓴 입장에서 추천하는 시작 가이드:

Week 1-2: 세팅

  • Readwise 계정 생성 (14일 무료 체험)
  • Kindle, Pocket, Instapaper 연동
  • 기존에 있던 하이라이트 import
  • Daily Review 알림 시간 설정 (일과 시작 시간 추천)

Week 3-4: 습관 형성

  • 매일 Daily Review만 하기 (5분)
  • 새 책 읽으면서 의식적으로 하이라이트 (기준: 3개월 뒤에도 가치 있을까?)
  • 태그 고민하지 말고 일단 쌓기

Month 2: 최적화

  • 내게 맞는 태그 체계 정립 (3-7개 추천)
  • Notion 또는 선호하는 노트앱 연동
  • Daily Review 완료율 체크 (50% 이상이면 성공)

Month 3: 평가

  • 실제 업무에 활용한 하이라이트 개수 세기
  • 구독 지속 여부 결정
  • 본인만의 워크플로우 문서화

핵심: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마라. 나도 67% 완료율이다. 그래도 Notion에 방치됐던 127개 노트보다 724개 하이라이트가 훨씬 더 살아있다.

마치며: 도구는 보조, 본질은 태도

Readwise를 1년 쓰면서 깨달은 건, 도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다. 독서 노트 관리의 본질은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적용하려는 태도'**다. Readwise는 그냥 그걸 쉽게 만들어주는 보조 장치일 뿐이다.

PM으로서 프로덕트를 평가할 때 "이 도구가 어떤 행동 변화를 만드는가?"를 본다. Readwise는 내 행동을 바꿨다. 읽기만 하던 사람에서, 읽고-저장하고-복습하고-적용하는 사람으로. 그게 연 $90의 가치다.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여전히 UI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능이 형태를 이긴 케이스다. 화려한 디자인의 Notion 템플릿보다, 못생겼지만 매일 아침 찾아오는 Readwise가 더 효과적이었다.

만약 당신도 쌓아만 두는 독서 노트에 지쳤다면, 14일 무료 체험을 추천한다. 3개월 써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내겐 맞았지만, 당신에겐 안 맞을 수도 있다. 그게 도구의 본질이니까.


시작하기: Readwise 공식 사이트 (14일 무료, 제휴 링크 아님)

P.S. 이 글도 Readwise에 저장된 7개 하이라이트를 참고해서 썼다. 메타적이지 않은가.